KEF 스피커

레퍼런스 5를 들어 보다

허당수 2022. 10. 26. 10:05
레퍼런스의 변천

 KEF 레퍼런스는 109 마이드스톤을 기점으로 회사가 중국으로 넘어갔고 207이 나오게 됩니다. 이것도 두 종류가 있는데 슈퍼 트위터가 붙은 초기 207과 슈퍼 트위터가 빠진 후기 신형 207/2이 있습니다. 슈퍼 트위터는 빠진 것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스피커도 많이 들어 보았지만 107/2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207/2 스피커를 찾는 이가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귀를 자극하는 B&W에 싫증이 난 이들이 찾지 않나 싶습니다. 중고가는 900만 원 정도인데 아마도 107/2의 소리를 듣지 못해 훨씬 비싼 이 기종을 찾지 않을까요?

 그런데 장터에 레퍼런스 5가 중고 매물로 나오게 됩니다. 오디오 가게에서는 레퍼런스 5 아래급인 레퍼런스 3이 중고가 900만 원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리도 들어 보았지만 영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랬죠, 과거의 케프가 아니구나. 그리고는 윗급인 레퍼런스 5가 궁금했는데 마침 물건이 나왔고 가격인 800만 원대로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있는 곳이 대구였습니다. 갈 수는 있지만 스피커 덩치가 커 승용차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 그만 포기하게 됩니다. 

 다시 머리를 굴려 다른 이를 부추기로 합니다. 파워텍 사장님이 최근 매킨토시와 탄노이 스피커를 들였는데 턴베리 스피커를 팔고 이 케프를 사라고 은근히 권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쉽게 넘어갔고 사장님은 손수 차를 가지고 대구까지 가서 케프를 가지고 오게 됩니다. 원래 케프와 최악의 매칭은 매킨토시 앰프입니다. 그런데 파워 1.2kW는 혹시 다르지 않을까 해서 조금스럽게 권한 것인데 실제로 소리를 들어 보니 결과가 생각보다 만족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출력이 1,200와트나 되니 이 덕을 본 것 같습니다.

 현재 케프는 무온이라는 억대 스피커와 아래로 블레이드가 있지만 실질적인 최상급은 레퍼런스 5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출시가2,400만 원, 해외에서는 19,000달러로 고가입니다. 아래로 3과 1이 있지만 1은 북셀프로서는 천만 원대를 넘어가 부담스럽고 3이 적당하지만 위로 5가 있으니 애매합니다. 결국 5가 가장 좋은 선택이 됩니다.

 소리는 케프다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소리입니다. 물론 맥킨토시의 부드러움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역은 1,200와트 출력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레퍼런스 5는 가운데 유닛이 고음과 중역을 담당하고 나머지 네 개는 모두 우퍼입니다. 그래서 저역이 상당히 좋습니다. 명기인 107/2를 계승한다는 느낌도 살짝 받았습니다. 현세대 최상급 레퍼런스 5는 케프다운 좋은 기기란 생각입니다. 현재는 메타란 신형이 나왔지만 가격이 너무 비싼 듯합니다. 물론 소리는 더 좋을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파워텍으로 레퍼런스 5를 들으러 가 봅니다. 처음에 들었던 좋은 인상이 희석됩니다. 아마도 최악의 매칭이란 것에 후한 점수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금 냉철히 들어 보니 역시 맥킨토시의 고역이 답답함과 저역의 무름이 느껴집니다. 누군가는 그랬죠, 맥킨토시는 하이엔드가 아니다! 어느 정도 실감이 납니다.

 

블레이드

 하여튼 레퍼런스 5에 좋은 인상을 받게 되어 갑자기 블레이드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초기 블레이드는 좋은 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메타라는 진동 억제 물질을 첨가한 신형이 나왔고 이것을 들으러 가게로 향합니다. 소리가 엄청 좋습니다. 역시 케프였군! 가격은 3200을 부릅니다. 그런데 모양이 아무래도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다시 발길을 돌려 중고 블레이드를 찾아봅니다. 구형이라 가격을 1800을 부릅니다. 유혹이 강하게 옵니다. 며칠간 신형이냐 구형이냐 고민에 빠져 봅니다. 케프당 당수답게 블레이드 신형으로 질러? 아니면 실속파로 구형을 살까? 일주일을 고민하다 다시금 107/2의 영혼을 울리는 소리에 혼미했던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레이먼드 쿡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107/2를 결코 내칠 수는 없습니다.  또 소리도 겁나 좋고~

 

Referance 5
매킨토시 C1000+MC1.2kW에 매칭된 레퍼런스 5

 


KEF 창업자 레이몬드 쿡, 필립 공과 악수하는 쿡

 

 사족, 케프는 차이나의 인상을 가리려고 무진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쿡을 내세워 영국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설계는 영국이라고 우기지만 아무래도 중국의 기운이 살짝 느껴져서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퍼런스급 이상은 모두 영국에서 제조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마데 차이나!

 나중에 파워텍 사장님은 결국 블레이드를 들이게 된다. 소리를 들어 보니 레퍼런스와는 차원이 다른 더 좋은 소리이다. 역시 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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