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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범수 선생님을 추억하며

평소 알고 지내던 김범수 선생님(1947.6.14∼2004.4.1)께서 손수 전화를 주셨다. 다름이 아니라 신문에 난 나의 신춘문예 평을 보셨다는 것이다. 아니 떨어진 것을 가지고 창피하게도…. 한번 만나자는 것이었다. 며칠 후 광화문 근처에서 선생님을 뵈었다. 선생님은 17년 연상이셨는데도 늘 나에게 깍듯이 존대하시며 배려해 주셨다. 특히 나지막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울림은 마치 덕망 높은 선비풍의 학자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신문에 난 신춘문예 평을 보셨는데 그 주제가 선생님 자신이 늘 관심 있게 연구하던 음악과 문학의 연관 관계였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여러 곳에 글을 기고하며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음악 평론가로서의 자질을 평가받고 싶은 요량으로 모 신문사 신춘문예 음악평론 부문에 응모했던..

세상사 이야기 2024.10.22

가라드 301 영입기 및 정비

가라드 401을 잘 쓰고 있었지만 301에 대한 궁금증에 못 이겨 301을 영입하게 된다. 301은 모두 50년 이상된 제품이라 당연히 정비할 각오로 물건을 찾았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것을 고르게 된다. 가격은 401보다 인기가 많아 백만 원 정도 비싸다. 물론 구리스 방식의 함머톤이 좋기는 하지만 가격이 더 올라간다. 가장 이쁜 조합인 아이보리색(상아색)에 스위치는 검정 그리고 오일 방식을 구한다. 아이보리에 은색 스위치는 뭔가 어색하다. 플래터는 민자무늬가 선호되는데 나는 속도 확인을 위해 스트로보스코프가 좋다. 고른 물건은 뉴질랜드에서 가져왔다는 것인데 전 사용자가 본체를 재도색하였고 플래터도 검은색으로 도색한 것이다. 물건을 보니 다소 낡았지만 속도가 정상이라 판매자가 만든 플린스와 같이 가지고..

오디오 이야기 2024.10.05

『불후의 클래식』 판매 안내

『불후의 클래식』을 판매합니다.  정가 70,000원을 택배비 포함 43,000원에 재고 할인 판매합니다.(23년 4월 출간되었고 이제는 출판사의 창고비(책이 크고 무거워) 부담에 할인합니다.) 아래 계좌로 입금하고 주소를 문자로 주시면 택배 발송해 드립니다. 저자 서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따로 요청해 주세요. 계좌 : 신한은행 950 06 020457 허제 문자 : 010 7591 9750 교보문고 독자평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507141

나의 책 패러디

1999년 나는 우리나라 최초로 클래식 음반 가이드 책자인 『명반의 산책』 (1999년)을 낸 바 있다. 이전의 음반 가이드북는 일본책을 번역한  『명곡레코드 콜렉션 2001』(김원구 번역) ,  『명곡 명반 길라잡이』(이대우 번역), 『CD 명반 컬렉션』(반광식 번역), 『CD 클래식 명곡명반』, 『클래식CD 베스트 100』가 나와 있었고, 종류는 적지만 이정헌 저 『은빛 원반 속에 흐르는 명선율을 찾아서』가 있었지만 나중에 음반 가이드로서의 성격이 모호하여 제목이 『클래식 명곡 가이드』로 바뀐다. 또한 잡지사 부록으로 나온 『CD 명반 200』(허제 외), 『베스트 CD 가이드』도 있었다. 하지만 300곡 이상의 곡의 명반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것으로는 나의  『명반의 산책』이 최초라 할 수 있다. ..

3백만 원짜리 폭탄 고에츠 바늘

얼마 전 고에츠 로즈우드 롱바디를 3백에 구입했다. 아버지 스가노 옹이 만들었다고 하는 아주 오래된 물건이다. 구입 시 바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했기에 사진으로 이상한 점을 찾지 못했다. 당연히 정상인 제품으로 알고 비싼 금액이지만 고민 끝에 구입했다. 생각해 보면 스가노 옹이라는 사람에 대한 신뢰로 구입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런데 최근 고에츠 수입상인 아날로그 사운드에서 점검 결과 리팁 즉 수리된 물건임이 밝혀졌다. 원래의 보론 캔틸레버가 두랄미늄으로 바뀌고 팁도 일반적인 방식으로 작업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ㄷ자 홈에 플레임으로 작업된다. 또한 이어 붙인 탓에 길이가 짧아졌고 그래서 판에 닿을 듯 내려앉아 있다. 처음에는 댐퍼 문제인 줄로만 알았다. 부랴부랴 전 판매자에게 전화를 하니 자신도 몰..

세상사 이야기 2024.09.21

야마하 GT-2000 사용설명서

1887년 야마하 도라쿠스가 설립한 야마하는 굴지의 음향 그룹으로 악기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의 기업이다. 피아노로 유명한데 오디오도 나오고 있고 아날로그 시대인 1982년 발매한 GT2000이란 턴테이블이 특히 유명하다. 더욱이 발매 당시보다 더 높은 중고 가격에 거래되는 명기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먼저 종류를 알아보자. 처음 발매된 것은 GT2000이고 오토리프트가 창작된 것은 GT2000L, 1985년에 나온 GT2000X가 있다. 2000과 2000L은 동일한 모델로 오토리프트 유무가 차이고 가격은 각각 138,000엔, 158,000엔이다. 무게는 28kg. 2000X는 85년에 발매되었고 기존의 모터축과 본체를 더 보강하고 암이 S형이 아닌 일자형이다. 무게는 34kg이다. 가격은 32..

오디오 이야기 2024.08.10

인디언의 여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한 미국 병사

미국의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평화롭게 오보를 불던 수석주자 존 드 랜시(John de  Lancie, 1921~2002)는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다행히 그는 죽지 않았고 전쟁도 승리로 돌아가 점령군이 되어 1945년 4월 가르미슈의 한 으리으리한 저택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 집의 주인은 유명한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였습니다. 점령군은 그 집을 빼앗아 군사적 목적으로 징발할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슈트라유스는 미국 군인들 앞에서 독어가 아닌 불어로 당당히 외칩니다. "나는 와 를 작곡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다!" 이를 알아본 군인들은 집을 빼앗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음식 등을 건네게 됩니다. 이렇게 친해진 뒤 그 참전 군인인 랜시는 슬쩍 오보 협주곡을 의뢰해 보는데, 보기 좋게 단..

클래식 이야기 2024.08.08

〈자클린의 눈물〉이란 곡의 정체는?

1986년 독일의 오르페오 레이블에서 나온 〈밤의 하모니(Harmonies du soir)〉이라는 첼리스트 베르너 토머스(1941~ , 독일)의 소품집이 있다. 이 음반의 첫 곡이 프랑스 오페레타의 창시자인 오펜바흐의 "Les larmes du Jacqueline(자클린의 눈물)"이란 곡인데 친숙한 선율과 비가풍의 분위기 덕분에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더불어 국내 클래식음반 사상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이에 토머스는 1996년 내한 공연을 갖기도 하였다. 결국 이런 인기에 힘입어 첼로 소품의 명곡으로 자리하게 되고 여타 첼리스트들도 녹음을 남기게 된다. 그런데 정작 이 곡의 정체가 모호한데 글로브(Grove) 사전의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 프랑스) 작품 목..

클래식 이야기 2024.08.08

C.E.C. 3300R 하자 개선 및 음질 혁신

CEC 3300R은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씨디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오래전 지인에게 추천하였고 잘 쓰고 있었다. 그런데 오디오를 처분하게 되어 내가 인수하게 된다. 중고로 팔려고 했지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그냥 내가 쓰기로 한다. 들어보니 소리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원래 이 정도인가~ 먼저 트래이 개폐가 문제이다. 열어보니 벨트 대신에 노랑 고무줄이 끼워져 있다. 아마도 맞는 벨트를 구하지 못해 끼운 것 같았다. 크기가 맞는 고무 벨트를 구입해 끼웠다. 그런데도 나왔다 정지하지 않고 다시 들어간다. 어쩔 때는 서기도 하여 그냥 몇 번을 스위치를 눌러 썼다. 불편을 감수하고. 그런데 이제는 계속 개폐만을 반복한다. 사람 약 올리듯. 벨트 크기를 바뀌어 보기도 하고 장력을 늘렸다 줄였다 해도 ..

오디오 이야기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