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김범수 선생님(1947.6.14∼2004.4.1)께서 손수 전화를 주셨다. 다름이 아니라 신문에 난 나의 신춘문예 평을 보셨다는 것이다. 아니 떨어진 것을 가지고 창피하게도…. 한번 만나자는 것이었다. 며칠 후 광화문 근처에서 선생님을 뵈었다. 선생님은 17년 연상이셨는데도 늘 나에게 깍듯이 존대하시며 배려해 주셨다. 특히 나지막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울림은 마치 덕망 높은 선비풍의 학자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신문에 난 신춘문예 평을 보셨는데 그 주제가 선생님 자신이 늘 관심 있게 연구하던 음악과 문학의 연관 관계였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여러 곳에 글을 기고하며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음악 평론가로서의 자질을 평가받고 싶은 요량으로 모 신문사 신춘문예 음악평론 부문에 응모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