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폐트랜스는 사실 오디오용은 아니고 정밀 기기에 사용하는 노이즈 차단용이다. 물론 이것을 오디오에 적용하면 물리적으로 입력과 출력이 단절되어 있어 노이즈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매우 순도 높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오래전부터 오디오 장치에 종종 사용되었다. 하지만 순간적인 대용량을 요하는 파워 앰프에 사용할 경우 순발력이 떨어져 다이내믹의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쉽게 말해 매가리가 없는 소리가 되기 십상이다. 이에 통상적으로 차폐는 큰 용량을 원하는 파워 앰프보다는 적은 용량의 소스 기기나 프리 앰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파워텍이라는 AVR을 사용하기에 차폐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또 스피드감이 떨어지는 차폐를 쓸 이유가 전혀 없었다. 또 파워텍에서 나온 차폐트랜스 IT-3000 골드와 AVR-2500을 일대일로 비교해 본 결과 나는 AVR 쪽에 손을 들어주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그런데 최근 파워텍에서 공동구매를 한 차폐 IT-3000이란 일반 모델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게 아주 특이한 것이었다. 정확히 비교하면 IT-3000 골드는 3kW에 단결정 배선 그리고 베커 콘센트이고 IT-3000는 3.5kW에 일반 배선과 콘센트이다. 말하자면 골드가 더 윗급이긴 하지만 용량은 오히려 500W 낮은 것이다. 파워텍사에 의하면 3.5kW는 3kW 트랜스와는 달리 고온함침을 통해 밀봉을 아주 치밀하게 하여 진동이나 소리에 더 만전을 기한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열은 더 발생을 하고. 참 묘한 조합이고 그래서 두 기기 즉 IT-3000 골드와 IT-3000의 일대일 비교가 애매한 것이었다. 그런데 3.5kW를 적용한 IT-3000을 들어 보니 소위 차폐의 약점인 다이내믹이 손상이 어느 정도 보완된 것으로 보였다. 이에 두 기기를 조합한 나만의 차폐트랜스 버전을 구상하게 된다. 실은 내가 쓰고 있는 파워텍 AVR이 230볼트를 지원하지 않아 차폐를 통해 230볼트를 쓸려는 목적이 더 크기는 했다.
이름은 "파워텍 IT-3000 골드 허당수 버전(길다)"으로 3.5kW에 일반 선재 배선이고 단 한 개의 콘센트만 단결정 은선(네오텍 미터당 33만 원) 배선 그리고 콘센트는 극저온 베커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인렛은 극저온 동일기연이고 여기에 선재를 연결하는 방식은 기존의 납땜이 아닌 순동 후루텍 패스톤을 사용한다. 그리고 베커에 연결되는 러그는 모두 극저온 처리된 것이다. 또한 별도 2차 접지는 연결하지 않았고 차단용 전원 스위치도 두 선용이 아닌 한 선만을 위한 것으로 구성한다. 배선 연결은 직결을 우선하였고 선들을 케이블타이로 따로 묶지 않았다.(보기는 좋아도 음질에 불리하다) 또한 단결정 선재로 배선을 하지 않은 것은 너무 선명하고 단단한 음상이 개인적으로 맞지 않아서이다. 정말 주목할 것은 용량이다. 사실 3kW급 차폐라고 하더라고 실제 운용 시 100W 미만의 인티앰프나 아니면 프리앰프 내지 씨디피에 적합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본격적으로 음질의 열화를 느끼지 못하는 시점이 바로 3.5kW라는 것이다. 특히 저역의 양감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차폐를 썼을 때 투명한 음질의 개선은 좋으나 뭔가 빈약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 바로 이 3.5kW급에서 극적으로 개선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5kW로 올리면 더욱 좋으련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사실 IT-3000만 하더라도 무게가 35kg이 넘는다.
이렇게 하여 나만의 허당수 버전의 차폐트랜스를 직접 조립하여 완성하였고 설레는 마음으로 청음을 해 보았다. 단결정 은선 배선이 된 230볼트 콘센트에 프리(제프 콘체르토, 패스 XP-12, 마크 526)를 연결하였다. 생각대로 다이내믹의 손상 없이 정숙하고 섬세한 음질과 한층 더 올라간 투명함이 잘 살아나 아주 만족스러웠다. 물론 일반 배선으로 된 콘센트로 연결하면 다소 무덤덤해지기는 하나 나름대로 충분한 음질을 제공한다. 모두 단결정 은선으로 배선하면 좋지만 그렇게 되면 엄청한 비용이 들어가기에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선재값만 백만 원) 그리고 220V의 경우도 AVR에 꽂는 것보다 차폐트랜스 쪽에 꽂은 것이 음질이 더 좋았다. 물론 파워 앰프는 예외다.
차폐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보통의 경우 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여지껏 쓰지 않았고 나만의 사양을 갖춘 차폐를 직접 조립하여 쓰게 되었고 비로소 약이 된 셈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였던 것은 파워텍의 생산 방식이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게 다양한 사양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허당수 버전이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참고로 연결 방식은 벽체 콘센트 -> AVR -> 차폐 트랜스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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