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장치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음질적으로 변형이 가장 적은 것은 역시 멀티탭이다. 또한 벽체 콘센트의 수가 두 개 내지 네 개로 한정적이라 쓰지 않을 재간이 없다. 그래서 보통 플라스틱 재질의 마트표의 저렴한 제품이나 아니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동양 멀티탭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겠다. 동양 멀티탭은 지금도 사용자가 많지만 음질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조금 더 신경을 쓴 것이라면 르그랑에서 나온 플라스틱 멀티탭이었을 것이다. 나도 아주 오래전 110볼트 사용 시절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일 멀티탭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음질이 아니라 콘센트의 개수를 늘리는 정도였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오디오용 멀티탭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국내에서는 아마도 파워텍이 최초일 것이다. 물론 파워텍에서도 르그랑 제품에 전원선을 연결한 제품을 처음에는 출시했었다. 그러다가 알루미늄 덩어리를 파내서 만든 직사각형의 7구 멀티탭 펜톤7이 출시되었다. 내가 컨설팅을 하였는데 선재는 골든스트라다였고 콘센트는 베커를 선택했는데 후에 타 여러 업체에서도 베커를 사용하는 계기가 된다. 베커는 독일 제품으로 주로 고급 주택에 인테리어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수입상에서는 오디오용으로 쓴다고 하니 도통 이해를 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런 펜톤7은 AC필터를 채용하였고 콘센트 간 연결을 직렬이 아닌 병렬로 하여 선재만도 무려 6미터 이상 들어간 야심 찬 것이었다.
이후 독일의 HB 케이블 디자인사에서는 긴 막대형의 투명한 아크릴로 마감한 8구(파워슬레이브 8,500달러), 검정 아크릴로 마감한 6구(파워스타 4,500달러) 멀티탭을 출시하게 된다. 더 상급으로는 대리석으로 만든 고가 제품(파워슬레이브 마블, 13,500달러)까지 있다. 그런데 이런 아크릴 멀티탭의 모양이 좋아 국내 업체에서 이를 따라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짝퉁이라 할 수 있는 제품까지 등장한다. 또한 인조 대리석 재질도 등장하고. 특히 아크릴 제품은 너무 똑같아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짝퉁을 선호하는 묘한 기질이 있는지라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고 심지어는 법조인도 이런 제품을 샀다는 글을 올릴 정도였다. 나도 하도 음질이 궁금하여 최근에야 제품을 입수하여 음질을 들어 보았는데 그저 웃음만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작년에 나는 다시 긴 막대형의 알루미늄 멀티탭을 구상하게 된다. 계기는 내부 선재였는데 마침 대만의 네오텍에서 나온 단결정 단심선 선재를 발견해서다. 네오텍은 단결정을 만든 오노 교수의 공식 인정을 받은 업체인데 다양한 종류의 선을 생산한다. 그런데 완제품의 질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반면 선재로서는 거의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순은 7N 단결정 선재가 압권인데 가장 굵은 12AWG(2mm)가 있다. 하지만 14AWG의 미터당 가격만도 무려 33만 원이라 이보다 굵은 12AWG는 40만 원이 넘을 거라 추정되는데 그래서인지 수입이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런 선재로 멀티탭을 구성하면 선재 값만도 수백 만 원이 된다. HB 제품 가격은 천만 원 대라도 수입품(독일)이라 국내 판매가 가능하지만 국산에서는 현실성이 없다. 사실 천만 원대 HB 멀티탭 선재는 단결정도 아니다. 특히 타 멀티탭은 내부 배선 선재에 대한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단결정 선재를 쓴 것은 매우 드물고 아마도 국내에서는 파워텍이 최초라 할 수 있다. 더불어 통알루미늄으로 된 멀티탭은 역시 세계 최초라 하겠다.
그래서 찾은 것이 순동 7N 단결정 선재(12AWG)이다. 또한 12AWG는 허용전류가 25A라 220V X 25A=5,000W가 넘어 멀티탭으로는 충분하다. 콘센트는 베커를 극저온하여 사용하고 연결에는 삽입식을 선택하여 러그를 없이 직접 나선으로 직결한다. 러그 단자에서 오는 해상도의 손실이 생각보다 커 직결이 이상적 연결이다. 콘센트 후보로는 후루텍 NCF, 오야이데, 마르텐 등이 있었는데 후루텍은 중역대가 두터운 반면 대역폭이 좁았고, 오야이데는 모든 면에서 좋지만 가격이 너무 고가였다. 그리고 마르텐은 베커와 유사한데 고역이 다소 강조된다. 결국 모든 면에서 베커가 가장 적합하여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결선은 직렬로 하며 접지선 역시 같은 순동 단결정 선을 사용하여 원포인트가 아닌 연속 직렬 연결을 택하였다.
인렛은 극저온 처리된 동일기연이며 연결은 예전에 하던 납땜 방식이 아닌 후루텍 순동 금도금 패스톤을 사용하였다. 이 단자를 쓰면 손실도 적도 음색이 매우 고급스러워진다. 더불어 인조 루비를 박아 극성(Live)을 표시하였다.
외관은 통 알루미늄을 파낸 것으로 무게만도 무려 9kg이며 각 콘센트 간에 격벽에 세워 차폐 효과를 높였다. 콘센트는 모두 7개인데 차례로 숫자를 부여하였는데 이것은 인렛에 가까울수록 음질이 좋아지기에 구별한 것이다. 색상은 빨간색인데 색깔에 따라서도 음질이 미세하게 변화는데 아마도 착색에 따른 차이로 여겨진다. 참고로 외국에서도 색생에 따른 음질 차이를 언급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기기를 지지하는 발은 둥근 형태의 황동을 가공하였고 단단하고 선명한 음질을 선사한다. 제품명 이스턴 세븐의 명판은 직접 깎은 사람인(ㅅ) 자 나사로 홈을 파 부착하여 다른 공구로는 풀지도 못한다. 네 개의 나사 중 빨강은 건곤감리 즉 건은 1~3월, 곤은 4~6월, 감은 7~9월, 리는 10~12월 생산을 의미한다.
소리는 같은 베커 콘센트를 채용한 HB 케이블 디자인 파워스타와 비교하였는데 음색은 같지만 고역의 투명함에서는 HB가, 중역대의 두툼함에서는 이스턴7이 앞서는 형극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HB는 가볍고 나긋한 투명함이 강점이며, 이스턴7은 당당한 무게함을 바탕으로 선이 굵은 다이내믹한 음을 선사한다. 특히 단결정만의 단단한 음색은 이스턴이 압도적이다. 아마도 아크릴과 알루미늄의 재질에서 오는 차이로 추정된다. 이스턴7은 알루미늄 재질 7구에 3백 만원, HB는 아크릴 6구에 430만 원인 셈이다. 이스턴7은 가격면에서나 음질면에서도 하이엔드 수준의 표준적인 멀티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멀티탭 최초로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허당수 버전이냐? 할 것이다. 기획은 허당수가 맞지만 생산은 파워텍사에 한다. 하지만 허당수 버전은 내가 직접 조립을 하는 것인데 차이가 있냐? 하면 있다는 것이다. 손맛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여기서는 밝힐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러기에 제품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주문 생산 방식을 취한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 파워텍사와 같은 3백만 원이다. 그리고 현재 재고는 한 개를 보유하고 있고 에이징 중에 있다.
제품명 : 이스턴7 멀티탭 허당수 버전
가격 : 300만 원(정찰제)
판매 : 주문 후 허당수 직접 배달 (서울 및 분당 일산에 한함)
주문 및 문의 : 02) 522-9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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