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2

고(故) 김범수 선생님을 추억하며

평소 알고 지내던 김범수 선생님(1947.6.14∼2004.4.1)께서 손수 전화를 주셨다. 다름이 아니라 신문에 난 나의 신춘문예 평을 보셨다는 것이다. 아니 떨어진 것을 가지고 창피하게도…. 한번 만나자는 것이었다. 며칠 후 광화문 근처에서 선생님을 뵈었다. 선생님은 17년 연상이셨는데도 늘 나에게 깍듯이 존대하시며 배려해 주셨다. 특히 나지막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울림은 마치 덕망 높은 선비풍의 학자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신문에 난 신춘문예 평을 보셨는데 그 주제가 선생님 자신이 늘 관심 있게 연구하던 음악과 문학의 연관 관계였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여러 곳에 글을 기고하며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나 음악 평론가로서의 자질을 평가받고 싶은 요량으로 모 신문사 신춘문예 음악평론 부문에 응모했던..

세상사 이야기 2024.10.22

내가 FM 방송을 듣지 않은 이유

나는 FM 방송을 듣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해 듣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들었었다는 얘기다. 왜 과거형이 되었을까? 고교 시절 들었던 고 한상우 선생님의 은 나를 클래식의 숭배자도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프로그램이다. MBC FM의 이 프로그램은 낮 11시에 방송되어 방학 때만 들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오아시스와 같은 독보적인 존재였다. 당시 한상우 선생님은 나에게 신적인 존재 바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 클래식 방송 진행자에 대한 꿈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1979년부터는 KBS FM에서도 클래식 전용 방송(1FM 93.1)을 통해 온종일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대가 열리게 된다. 덕분에 방송을 통해 나는 클래식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

세상사 이야기 2019.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