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나는 우리나라 최초로 클래식 음반 가이드 책자인 『명반의 산책』 (1999년)을 낸 바 있다. 이전의 음반 가이드북는 일본책을 번역한 『명곡레코드 콜렉션 2001』(김원구 번역) , 『명곡 명반 길라잡이』(이대우 번역), 『CD 명반 컬렉션』(반광식 번역), 『CD 클래식 명곡명반』, 『클래식CD 베스트 100』가 나와 있었고, 종류는 적지만 이정헌 저 『은빛 원반 속에 흐르는 명선율을 찾아서』가 있었지만 나중에 음반 가이드로서의 성격이 모호하여 제목이 『클래식 명곡 가이드』로 바뀐다. 또한 잡지사 부록으로 나온 『CD 명반 200』(허제 외), 『베스트 CD 가이드』도 있었다.
하지만 300곡 이상의 곡의 명반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것으로는 나의 『명반의 산책』이 최초라 할 수 있다. 특히 교보문고에서 출간 한 달도 안 돼 출판사에게 매절(현금구입)을 요구한 잘 나가는 책자로 등극했을 정도였다. 덕분에 나는 개정판인 『명반 산책 2001』을 내놓게 된다. 또한 같은 출판사에서 『클래식 이야기』라는 책도 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다 잘 나가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명반의 산책』은 절판되었는데, 다른 이가 같은 제목의 책 『명반의 산책』을 내놓게 되었고, 또한 『클래식 이야기』란 책은 내가 존경하던 신동헌 화백님도 동명으로 내놓게 된다. 허제의 클래식 이야기와 신동헌의 클래식 이야기가 있게 된 것이다. 표지도 비슷하다.
한편 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유사한 책으로는 유명한 『이 한 장의 명반』이 있었는데, 이는 명곡 해설서인데 제목은 명반이라고 되어 있다. 가이드북이 아니다. 나는 대학생 시절 이 책의 초판을 들고 선생님 댁을 방문하여 서명과 낙관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나중에 버려 버렸다. 왜냐? 아쉽게도 일본책을 베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랜 시간을 들여 음악해설서인 『불후의 클래식』이라는 책을 내놓았고, 2023년 개정판도 내놓았다.
참고로 음악의 해설과 명반을 소개하는 것은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음악에 다가서는 과정이다. 말하자면 음악작품은 연주라는 미메시스를 통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연주가는 음악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석이라는 연주를 통해 표현하고 음악의 본질에 다가선다. 곡의 해설과 그 곡의 연주 평은 같은 것 같지만 실은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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