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오디오 전원(배전반 일명 두꺼비집) 공사

허당수 2020. 9. 21. 15:40

 

 

 오디오에서의 전원의 중요성은 이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다들 알면서도 등한시하는 것이 바로 전원이다. 이런 오디오 전원의 시작은 일명 두꺼비집이라고 하던 배전반이다. 아마도 예전 배전반에 설치된 위아래로 내리고 올리던 차단기(휴즈 내장)의 모양이 두꺼비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전봇대에서 따로 전원을 따는 것이 좋지만 이것은 개인주택에서나 가능한 것이기에 옥내 배전반 공사를 통한 오디오 전원을 이야기한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따로 오디오용 단독 전봇대를 세워주는 전문 업체가 있다고 한다. 비용은 천만 원  헉~

 

 

 기본 원리는 오디오만의 단독 전원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집안의 다른 전기 기기들을 모두 끄고 오디오만 들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이다. 그래서 전봇대 얘기나 나오지만 현질적으로 배전반에서 오디오 전원선을 따는 것이 일반적 경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도 벽 속으로 배선을 해야 하기에 현질적으로는 보기 흉한 노출 배선(마누라들이 싫어하는)이 그나마 대안이다. 나는 예전에 살던 아파트 전체 수리를 맡기면서 따로 바닥으로 전용선을 깔아 설치를 한 적이 있었다.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 배전반에서 따로 전원을 따는 것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되어 이를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배전반을 열어 보면 계량기(전산전력계)에서 들어오는 가장 큰 누전차단기 그리고 이와 연결되는 네다섯 개 정도의 작은 누전차단기를 통해 옥내(전등, 부엌, 거실, 안방, 에어콘 등) 배선이 이루어진다. 오디오용  전원선을 따로 깔 수 없기에 가장 좋은 대안은 에어컨 전용선을 이용하면 된다. 배전반 보면 에어컨만의 누전차단기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된다. 이도 없으면 그냥 거실용 누전차단기를 이용한다.

 

맨 왼쪽이 주누전차단기 중간에 다섯 개의 아남 일반차단기, 맨 오른쪽이 교체한 금성 일반차단기다. 아래의 두 가닥(빨간 단자와 노란 단자선) 흰선이 네오텍 단결정선으로 연결한 오디오용 전원이다.
빨간색선과 흰색선이 주누전차단기 전원측(계량기측)과 일반차단기(원래는 누전차단기) 전원측을 연결하는 정석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일반차단기가 설치된 탓(원가 절감)에 누전차단기로 교체 설치하여 청음 결과 음질이 떨어져 이 방법은 하지 않았다.

 

 1. 배선 방법

 보통은 주누전차단기(40A)에서 다시 작은 누전차단기(20 내지 30A)로 통구리 단자판을 통해 차례로 연결된다. 이 통구리판과의 연결을 끊고 새로 주누전차단기 전원(LINE) 측에서 배선을 따서 직접 에어컨용 또는 거실용 누전차단기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다. 이번에 작업한 내 집의 배전반은 이상하게도 작은 차단기들이 누전차단 기능이 없는 일반 차단기이다. 그래서 주누전차단기의 아래쪽 부하 측(LOAD)과 일반차단기 아래쪽의 부하 부분을 연결 단자대 삼아 직접 연결하였다. 그림의 아래쪽 ㄷ자 흰색선 두 가닥 배선으로 연결한 것이다. 어떤 경우든 누전차단 기능은 필수다.

 물론 주누전차단기의 위쪽 전원 측에서 작은 누전차단기(30A) 위쪽 전원 측을 ㄷ자로 연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차단기 용량(주차단기 용량(40A)이 커 작은 용량(30A)의 차단기보다 소리가 좋았다) 때문인지 음질이 떨어졌다. 그래서 포기. 그림의 위쪽 빨강과 흰색 배선.

 

왼쪽부터 말굽과 링단자, 네오텍 단결정 선재(3.5SQ), 일반선(4.0SQ), 일반선(3.5SQ)

 

2. 연결 선재

 이제는 연결 선재의 선택이다. 각각의 작은 누전차단기 아래 부하측(옥내 배선)에 연결된 선은 구리단심선이다. 굵기는 2mm 3.5SQ(단면적) AWG 12 정도다. 그러나 최근에는 2mm 선재는 단종되고 2.6mm 4.0SQ AWG 10을 쓰고 있다. 내 집은 오래된 아파트라 2mm 선재이다. 그래서 2.6mm 선재(일반 선재)와 2mm의 네오텍 OCC 단심선을 준비하였다. 일반 선재는 미터에 5백 원이고 네오텍 단결정(OCC) 선재는 미터에 2만 6천 원이다. 보통은 50cm(25+25cm)로도 연결이 가능하고 모자라면 1미터(40+40cm) 정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흔히 기존의 좋은 파워케이블 선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선재는 단심선(한 가닥)이 아닌 연선(얇은 여러 가닥)이라 음질에 좋지 못하다. 이유는 모르지만 전원 측에는 단심선이 음질적으로 유리하다. 나도 이번에 동일한 3.5SQ 단심선과 연선을 연결하여 들어 보았지만 단심선이 단연 좋았다.

 굵기는 굵은 것이 유리하다. 4.0SQ는 3.5SQ보다 힘도 좋고 에너지감이 앞선다. 이런 경우 단돈 5백 원을 통해 음질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나도 4.0SQ로 바꾸어 음질 향샹을 맛보았고 다시 단결정 네오텍으로 바꾸게 된다. 대역폭과 에너지는 일반선 4.0SQ가 네오텍을 압도한다. 하지만 음색의 고급스러움과 고음의 정돈됨은 네오텍이 앞선다. 말하자면 날 것의 광활한 음질은 4.0SQ 일반선이고 오디오적 정돈된 음색은 네오텍 단결정 3.5SQ라 하겠다. 나는 몇 번의 시청을 통해 네오텍으로 최종 결정했다.

 

3. 연결 단자

 작은 누전차단기에서는 단심선이라 그냥 나선 상태로 연결하면 된다. 차단기에도 그렇게 작업하도록 단자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큰 주누전차단기는 사진에서 보듯이 나사로 조이기에 단자가 필요하다. 나는 먼저 스피커용 말굽 단자를 선택하였다. 보통 스피커용 말굽은 두께가 두꺼워 연결이 좋지 않아 얇은 말굽이 좋다. 그리고 링 단자이다. 사용된 말굽은 그냥 황동이고 링 단자는 파워텍에서 사용하는 것인데 황동에 주석 도금이다. 음질은 말굽이 무게 중심이 아래쪽이라 저역이 좋고, 링 단자는 무게 중심이 높아 고역이 좋다. 일장 일단이라 선택을 보류하였고 최종적으로 한쪽(LIVE)은 말굽 다른 한쪽(NATURAL)은 링 단자로 낙찰 보았다. 서로를 보완하는 음질이라서.

 

LS누전차단기, LG누전차단기, 금성 일반차단기, 아남 일반차단기

 

4. 누전 차단기

 오디오 전용 누전차단기는 기가와트 것이 있는데 고가격(37만 원)이라 제외 또 크기도 크다. 그리고 일본에서 나온 것이 있었지만 그냥 통상의 차단기를 극저온 처리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음질적으로 유리한 것인데 현재는 구입이 어렵다. 한때 인기를 끈 독일의 지멘스 차단기가 있다. 가격이 10만 원이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크기가 매우 커서 일반적인 배전반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용량도 30이나 40A짜리였다. 나도 지멘스를 생각했지만 크기가 커 장착이 불가했고 결정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는 어느 사용자의 음질 평가였다. 다소 고역이 강조된 피곤한 음색이라는 것이고 오히려 국산 LS 산전 제품을 추천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내산이다. 가장 유명한 LS산전(구LG)을 비롯하여 아남르그랑, 신동아, 상도전기, 대륙, 서울산전, 진흥전기, 제일전기, 태성전기, 동아전기, 광명전기 등등이 있다. 나는 차단기 값이 몇 천 원에 불과해 모두 구입하여 시험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득 지난날 모아둔 차단기 생각이 났다. 내가 가지고 있는 차단기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전용선을 깔면서 쓰던 구형 LG(구금성) 누전차단기(30A, 1996년 제조)가 있다. 당시 새롭게 나온 LS 누전차단기가 있어 이것으로 바꾸었다가 음질에 실망(고역 강조)하여 원래 LG 것으로 썼다. 그래서 따로 상가를 돌면서 구형 LG 차단기를 몇 개 사두었다. 그리고 누전차단 기능이 없는 금성 일반차단기(1995년 제조)는 아파트가 재개발로 이사를 했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까워 떼어 온 것이다.

 정리를 하면 지금 아파트 배전반에 달려 있는 아남르그랑 일반차단기, 금성 일반 차단기, LG 누전차단기, LS 누전차단기이다. LS 신형의 음질을 들어 보았기에 요즘 나오는 것들은 그냥 포기하기로 하였다. 아마도 옛날 것이 좋은 것은 재로 즉 단자를 황동으로 쓰는 것 같다. 금성 제품을 열어보니 그랬고, 그래서 음질도 가장 좋은 것으로 청음 결과 판단되었다. 지금은 구할 수 없지만. 

 결국 나는 원래 아남 차단기를 빼고 구형 금성 일반차단기를 단자대 삼아 이를 네오텍으로 주누전차단기 부하 측에서 연결하였다. 이런 단자대 기능에 있어서도 LS과 음질 비교를 해 보니 역시 구형 금성의 승리였다. 일반 차단기와 누전차단기는 당연히 구조한 단순한 일반 차단기가 소리가 좋다. 하지만 차단 기능을 없다면 정말 안 되기에 반드시 차단 기능을 넣어야 한다. 내 경우 주차단기(아남 40A)에 기능이 있어 이를 이용했다.

 이렇게 오디오용 전원선을 확보하여 음질을 들어 보면 먼저 확연한 에너지의 증가를 느낄 수 있는데 볼륨이 높아짐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선명한 고음 그리고 확 넓어진 대역 폭을 실감하게 된다. 마치 앰프의 등급을 올린 것과 같은 놀라운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다. 단 돈 몇 만 원으로. 이런 것이 오디오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아남주누전차단기 : 위쪽이 전원측, 아래쪽이 부하측 그리고 연결된 네오텍 단심선, 빨간색쪽이 라이브이고 노란색쪽이 뉴트럴이다.
원래 있던 아남차단기를 빼고 금성 차단기로 교체. 아래쪽 부하측을 단자대로 이용하여 네오텍과 옥내배선을 같이 연결하였다. 그래서 꺼짐으로 위쪽 전원측이 놀고 있다.
지멘스 차단기
네오텍 단결정 선재 12AWG
기가와트 차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