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체르노프라는 러시아산 케이블이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이름부터가 특이하다. 잘못 들으면 체르노빌? 아니 체르노프였다. 이 케이블의 특징은 러시아 우랄 광산에서 파낸 구리를 사용한 무산소동(OFC)인데 산소 함유량을 낮추기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원래는 첨가물을 넣는다) 덕분에 해상력은 덜하지만 오히려 순수한 음장감이 형성된다. 이런 체르노프의 음질은 처음 들으면 굉장히 친화력 높은 소리이기에 놀라게 된다. 그래서 나도 클래식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케이블을 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물론 체르노프는 이미 소위 대박 상품이 되었고!
그런데 이 무렵 여기서도 소개하였지만 보복스를 접하게 되었고 보복스 소노루스와 체르노프 클래식과 비교를 해 보곤 체르노프에 크게 실망을 하게 된다. 정확히 말해 체르노프에 실망한 것은 아니고 보복스의 우수함에 놀랐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체르노프도 클래식 등급 위로 레퍼런스 그리고 얼티메이트까지 등급이 올라가기에 섣부른 판단을 금물이었다. 이에 늘 윗급 레퍼런스의 소리가 궁금했다.
레퍼런스를 신품으로 사기는 좀 그랬고 그래서 중고를 기다렸지만 나오는 족족 바로 판매 완료가 되는 인기 제품이 되어 있어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말로 오래 기다렸다. 하지만 나오면 바로 누군가가 잽싸게 사가 버리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기다리다 지쳐 안 되겠다 싶어 할인 판매하는 신품을 구매하게 된다. 그래도 중고보다는 비쌌다. 그런데 헉~ 이틀 만에 중고가 그것도 두 개가 동시에 나와 버리는 것이었다. 그 허탈함이란~
하여튼 구매를 하였으니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소리를 들어본다. 첫인상이 역시 좋다. 그 부드러운 음장감은 언제 들어도 매혹적이다. 하지만 뭔가 답답한 것이 그래도 남아 있었고 에이징을 통해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복스 소노루스와 비교해 본 결과는 역시였다. 예전에는 아래 등급이 클래식이라서 그랬지만 레퍼런스 역시 조금 더 나아진 클래식의 아류에 불과했다. 결론은 방출. 가격을 중고가보다 조금 높게 내놓으니 별별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가격으로 달라고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나는 굴하지 않고 적정 가격에 좋은 분께 중고를 넘기게 된다. 손해는 조금 봤지만 궁금증을 해소했으니 수업료라 생각하니 되었다 싶었다.
체르노프 나쁜 케이블은 결코 아니다. 다만 고역의 해상력이 아쉬울 따름이며 그 특유의 부드러운 음장감은 매력적이라 하겠다. 사족이지만 내가 50만 원대에 산 레퍼런스 인터의 원래 가격이 170만 원대라고 해서 뭔가 좀 그랬다. 지금도 체르노프의 중고 거래는 활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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