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파워텍 사용설명서

허당수 2018. 10. 11. 21:06

 

 국산 전원 장치 중에 파워텍(POWERTEK)이란 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자동전압조절기(AVR)입니다. 1992년부터 시작했으니 나름대로 역사가 긴 업체입니다. 하지만 명성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소리가 탁해진다. 멍청하다, 힘이 떨어진다 등등 악평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면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면 아주 몹쓸 기기냐 저는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물론 앞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됩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는 오래 전에 슬라이닥스라는 것을 썼습니다. 손잡이를 돌려서 마음대로 전압을 조절하는~ 그러다가 이 파워텍이 눈에 들어 왔고 신품은 가격이 비싸 중고 PAV-4000을 구입하게 됩니다. 4,000와트 용량인. 그런데 싸구려 슬라이닥스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워케이블을 파워텍사에서 추천하는 스피드2로 바꾸었는데 소리가 더 나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화가 치밀어 파워텍에 달린 의료용 단자를 따로 구입해 좋은 선재로 파워케이블은 새로 만들었습다. 소리가 훨씬 나아졌습니다. 파워케이블이 문제군! 근데 이 의료용 단자는 더 문제야, 왜 IEC와 인렛을 쓰지 않은 거지? 결국 파워텍사를 통해 뒤 판넬 전체를 인렛 단자를 쓸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이제 파워케이블은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게 됩니다. 

 근데 이번에는 인렛 단자가 문제입니다. 바꾸어 준 것을 잘 살펴보니 "RONG FENG" 롱펭? 중국제였습니다. 3,000원짜리 스위스제 Schurter로 바꾸어 봅니다. 완전히 신세계입니다. 차원이 다른 소리가 됩니다.

 

 

 

 나중에 다시 욕심을 내어 오야이데 로듐으로 바꾸었는데 오히려 슐터만 못했습니다. 오디오 돈대로 가지 않습니다. 원대 복귀! 오야이데는 보급형 데논 씨디피로 보냅니다. 그런데 소리가 더 이상함! 그래서 유심히 데논에 예전에 달아 놓은 인렛 단자를 보게 됩니다. 이게 어디 거지? 국산인데 오야이데보다 좋으네. 다시 더 욕심을 내서 이번에는 후루텍 최상급인 Fl-06 NCF로 올라 갔습니다. 우째 이런! 원래 국산이 더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잔향이 좋고 고음이 아주 맑은 것이었습니다. 결국 파워텍사는 이 국산 인렛 단자를 채용하게 됩니다. 무상으로 고급 정보를 넘겼죠!

 

 이번에는 220볼트와 100볼트 콘센트 단자(Receptacle)입니다. 원래 파워텍은 220볼트는 국산(신동아, 윤성, 위너스), 100볼트는 미제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220볼트용을 여러 개를 비교 시청하여 독일제 베커(Baker)를 선택하게 됩니다. 나중에 보니 유명 멀티탭에서 많이들 사용하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워텍에 채용! 100볼트도 한때 파워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중국제를 써서 이것도 미국제(COPPER)로 채용 결정.

 바로 파워텍의 문제가 파워케이블과 인렛 단자 그리고 뒷면의 Receptacle이었습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소소한 문제들을 저의 자문을 통해 모두 수정하게 됩니다. 완전 환골탈태한 셈이죠! 그래서 이런 것을 개선한 모양이 바뀐 신제품이 나오게 되는데 이게 가격이 엄청 오르게 됩니다. 쩝! 

 

구형 뒷면 단자

 

 

신형 뒷면 단자

 

  솔직히 구형 PAV-5000, 4000의 소리는 영~ 좋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단점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단점을 개선한 것은 정말로 다른 소리를 들려줍니다. 마치 다른 기기 같습니다. 

 파워텍은 일종의 순간적인 전기 저장소 역할을 하게 되고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소리가 향상됩니다. 특히 필터가 채용되어 외부 노이즈로부터 기기를 보호하여 순도 높은 음질을 유지합니다. 간혹 직결이 좋다고 하는 그것은 모르는 소리입니다. 단독 전원이면 모를까. 더욱이 기기에 맞는 정확한 전압을 인가함로써 기기의 성능을 올려줍니다. 보통 유럽제 제품들은 230볼트가 많은데 220에 쓰면 소리가 당연히 떨어집니다. 일본 100볼트나 미국의 117볼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소리가 차분하고 정연하게 그리고 맑게 달라집니다. 미세하지만 이런 미세함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어 냅니다.

 

 그러면 파워텍을 써야 되겠는데 가격이 발목을 잡습니다. 물론 주먹 만한 외제 필터 하나에 280만 원이나 하는 세상이지만. 여기서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중고 PAV-5000, 4000 (5000이 좋습니다)을 구해서 완전히 개조를 하는 것입니다. 이거이 파워텍 사장님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긴 한데.... 저 허당수를 통해 하면 큰 난관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만....

 중고 가격은 보통 100만원 아래도 구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앞쪽 전압 숫자가 110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고릅니다. 이게 일정하지 않으면 콘트롤 보드가 고장이 난 것이라 교체 비용 들어갑니다. 그런데 모르고 그냥들 팔더군요. 구입 후 파워텍사에 기기를 보내 국산인렛이 설치된 뒤 판넬을 통째로 교체, 내부 선재 굵은 선재로 교체, 필터 추가 하면 비용이 총 50만 원을 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제품에 비해 반 가격입니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는 파워텍에 좋은 파워케이블을 붙이면 끝입니다. 파워텍에서 나온 파워케이블은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