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가라드 베어링에 따른 음질 차이

허당수 2024. 1. 13. 17:17

301에 적용된 원래의 평면 소결 베어링

 

401 후기형에 적용된 돔형 소결 베어링(오디오사이런트사 제품)
301 돔형 소결 베어링(높이가 401보다 2mm 낮다)

 

 

 가라드 턴테이블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음질 차이가 발생하는데 경험에 의하면 스핀들(회전축)을 지지하는 베어링에 따른 음질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혹자는 베어링에 따라 가라드의 거의 모든 음질이 결정된다고 한다. 또 그만큼 섬세한 소리를 들려주는 기기란 생각마저 든다. 301은 평면의 소결 베어링이 적용되었고 401는 초기형은 평면, 후기형부터 돔형 소결 베어링을 적용하였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 닳아서 다른 것으로 교체된 것이 많다.

 나의 401은 원래 소결 베어링은 없었고 그 대신 전 사용자에 따로 만든 7mm 구슬과 황동 받침대를 장착해 놓았다. 소리는 묵직하지만 지저분한 음색이다. 특히 묵직함은 황동의 무게함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더 좋은 베어링을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소결 베어링은 따로 나오는 것이 있는데 이탈리아(오디오사이런트사)와 일본 제품이다. 가격은 이탈리아제가 10만 원대 그리고 일제는 무려 30만 원대이다.

 

 1. 세라믹 구슬 : 부천 아날로그 클리닉에서 추천하는 작은(5mm) 구슬 베어링인데 우주항공에 쓰이는 특별한 소재라는데 아마도 세라믹으로 추정된다. 받침대는 알루미늄. 소리의 선명도는 대단히 좋았지만 음색이 너무 경질이라 저역이 너무 단단해 음질이 건조해진다.

세라믹 구슬

 

 2. 일체형 원통형 베어링 : 영국 클래식 턴테이블사에서 나오는 뚜껑과 일체형(캐스킷이 고무링)인 베어링이다. 특이하게도 홈에 끼우는 베어링이 원통형과 원추형 두 가지로 제공된다. 그들은 원래 원통형이 좋다고 했다. 그런데 원통형보다 오히려 원추형의 소리가 질감이 더 좋았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베어링이 미세하게 마모가 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물론 소결 베어링도 마모가 되지만 아무래도 단시간에 마모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더불어 원통형은 속도가 미세하게 +-를 반복하며 흔들려서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스테인리스 무게 덕분에 소리가 좋은 듯하다.

원통형 베어링
원통형 베어링의 뒷면

 

3. 구슬 베어링 : 영국 Xad에서 나온 것인데 마찰이 적다고 하는 알루미늄 받침대에 5mm 인청동 구슬이다. 배경이 정숙하고 고역의 해상도가 좋다. 다만 저역이 다소 적다. 그리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보아 회사측 광고대로 마찰이 줄어든는 것이 맞으며 더불어 속도도 가장 안정적이다.

 

Xad 구슬 베어링
Xad사의 광고 : 위가 스핀들, 좌로부터 소결 베어링, 구슬 베어링, 베어링 받참대 그리고 캐스킷

 

4. 평면 베어링 : 영국 SMD 어쿠스틱사에서 나온 것인데 자사의 턴테이블에 쓰인다는 것이다. 소결 베어링과 모양이 흡사하고 인청동이며 받침대는 알루미늄이다. 완전 평면으로 거울처럼 정밀하게 가공하였고 한다. 고역도 좋고 저역 역시 좋다. 네 종의 베어링 중 가장 좋은 음질이다. 하지만 원통형과 마찬가지로 속도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다소 아쉽다.

SMD 원추형 베어링과 캐스킷

 

5. 소결 베어링 : 이탈리아 오디오사이런트사에서 복각한 오리지널 소결 베어링이다. 이들의 주장은 가라드의 스핀들 축은 이 소결 베어릴을 위해 만들 것이라 소결 베어링을 써야한다는 것인데 일리는 있다. 원래 있던 허름한 몸체와는 달리 알루미늄 받침대에 끼워지 것인데 소리는 한마디로 예스럽다. 다소 둔하고 무난한 소리가 난다. 덕분에 중후한 소리이기는 하나 뭔가 답답한 감이 있다. 좋게 말하면 원래의 따스하고 편한 소리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흐릿한 소리이다.

 

401 후기형에 적용된 돔형 소결 베어링
오디오사일런스사의 소결 베어링

 

 결국 가장 좋은 것은 Xad 구슬 베어링인데 저역이 문제이다. 그래서 이 베어링을 받치는 뚜껑을 바꾸어 보기로 한다. 원래 것은 2mm 두께의 철판인데 쉽게 변형이 되어 기름이 새기도 한다. 그래서 원통형에 적용되는 고무링을 사용하니 기름은 새지 않으나 저역이 줄어든다. 그래서 클래식 턴테이블사의 원통형을 뒤집어 뚜껑으로 사용해 보기로 한다. 물론 원래 종이 캐스킷을 적용한다.

 이렇게 하니 저역이 살아나고 고역도 단단해 진다. 물론 SMD에 적용했을 때 더 좋은 음질이었지만 속도의 문제가 있다. 더 특이한 것은 이런 클래식 턴테이블사의 제품은 홈에 원추와 원통 두 가지를 적용할 수 있는데 원통을 끼웠을 때가 더 소리가 좋다. 물론 빈 공간일 때가 소리는 가장 떨어진다. 생각해 보니 일체형의 뚜껑이 묵직하여 소리가 좋고 또 구멍에 원통을 끼웠을 때가 소리가 좋은 것으로 보아 스핀들을 받치는 곳의 진동과 무게가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정말로 예민한 가라드인 것이다.

 Xad사의 구슬 베어링에 클래식 턴테이블사의 원통형 베어링을 거꾸로 해서 뚜껑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찾아보니 7mm 두께의 뚜껑을 따로 판매하는데 제품(36g)도 있었다. 클래식 턴테이블사(40g)는 이보다 두께가 4mm이지만 홈을 포함하면 무게가 얼추 비슷해진다. 7mm 제품이 황동이고 클래식 턴테이블사가 스텐으로 클래식 턴테이블사가 더 좋은 소리다. 황동은 좀 무디다.

원래 2mm 뚜껑
7mm 두께의 뚜껑

 

왼쪽부터 7mm 구슬 베어링, 원통형 베어링, 4mm 구슬 베어링, 원추형 베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