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 3300R은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씨디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오래전 지인에게 추천하였고 잘 쓰고 있었다. 그런데 오디오를 처분하게 되어 내가 인수하게 된다. 중고로 팔려고 했지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그냥 내가 쓰기로 한다. 들어보니 소리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원래 이 정도인가~
먼저 트래이 개폐가 문제이다. 열어보니 벨트 대신에 노랑 고무줄이 끼워져 있다. 아마도 맞는 벨트를 구하지 못해 끼운 것 같았다. 크기가 맞는 고무 벨트를 구입해 끼웠다. 그런데도 나왔다 정지하지 않고 다시 들어간다. 어쩔 때는 서기도 하여 그냥 몇 번을 스위치를 눌러 썼다. 불편을 감수하고. 그런데 이제는 계속 개폐만을 반복한다. 사람 약 올리듯. 벨트 크기를 바뀌어 보기도 하고 장력을 늘렸다 줄였다 해도 소용이 없다. 유명한 수리하는 이에게 물었더니 벨트 크기와 장력이 정확히 맞아야 하는데 오래되어 구할 수가 없으니 모터에 붙은 풀리를 교체해야 된다고 한다. 일종의 설계 하자다. 시간이 나지 않아 수리점에 가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마침 창고에 처박아둔 고장난 씨디피 생각이 났다. 그래서 풀리를 적출했다. 크기가 달랐다. 원래보다 작은 것인데 오히려 이게 맞을 것 같았다. 교체를 하니 아주 작동이 잘 된다. 결국 구조적인 문제였다.
픽업도 아직은 멀쩡하고 트레이도 고쳤으니 잘 되었지만 디스플레이 창이 문제다. 사진과 같이 트레이 창에 반사 유리를 붙여 놓아 왠만해서는 트랙 정보를 보기 힘들다. 일종의 경찰 취조실이다. 안쪽에서는 보이고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왜 이렇게 만들었지? 모양 때문에, 아니면 내부가 너무 잘 보이면 흉하니까? 그럼 다른 기기들은. 하여튼 짜증이 난다.
어느 날 트랙 정보를 보려고 별 짓을 다하는 내 꼴이 우스워 이걸 과감히 떼어버리기로 한다. 분해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 놈의 기기는 모든 나사가 별렌치다. 육각도 아닌. 정말로 불편하다. 혹시 변태?
전면을 분해하여 유리창을 떼어낸다. 그리고는 다른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니 속이 다 후련할 정도로 잘 보인다. 심봉사 눈뜬 수준. 다만 가장자리 부품이 보여 다른 것으로 흉하지 않게 막아 놓으니 그럴듯하다. 모양보다는 재생되는 트랙 정보가 더 중요하다.
뚜껑을 열었으니 음질 향상을 위한 나만의 필살기가 들어간다. 내부를 보니 설계는 일본이지만 조립과 부품은 거의 중국제이다. 먼저 인렛 단자를 교체한다. 동일기연에서 나온 휴즈 일체형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9백 원!
원래 이 기기 소리는 내가 듣기에 고역이 너무 신경질적인데 교체하니 한결 듣기 편하고 깨끗한 고역이 나온다. 역시 중국제가 문제다. 그리고 전원선을 보니 정체 모를 선재로 아마도 중국제로 보인다. 그래서 네오텍 순은 단결정선(STDST-14 OCC)으로 교체한다. 가격은 비싸지만 최고의 선재이다. 접지는 선이 모자라서 굵은 국산 선재에 후루텍 순동 단자(빨강색)를 연결하였다. 그리고 이 기기는 뒷면에 230V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전압 전환을 보면 220V로 되어 있다. 그리고 휴즈는 하이파이튜닝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알려진 대로 고장 방지를 위해 픽업 컨트롤 IC 위에 발열판도 붙여 주었다.
소리를 들어본다. 천지개벽이다. 원래 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진한 질감과 투명한 고역이 나온다. 마치 고가의 하이엔드를 방불케 하는 소리다. 아마 CEC에서도 지들이 만든 씨디피가 이렇게 좋은 소리가 나오는지도 모를 것이다. 물론 선재 값이 비싸니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다시 한번 전원선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마치 기기를 바꾼 정도의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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