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보복스 케이블 이야기-두 번째(스피커케이블)

허당수 2019. 12. 14. 09:12


 보복스 케이블은 파워케이블로 시작하여 소노루스 인터케이블을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피커 케이블도 궁금해졌다. 스피커케이블 등급은 이니티오-보칼리스-텍스투라-텍스투라 포르티스로 올라간다. 나는 아크로텍 1040 케이블에 WBT 은단자를 물려 만족스럽게 아주 오래 사용하였다. KEF 107/2가 바이 와이어링이라 먼저 한 조만 보칼리스로 바뀌어 보기로 했다. 보칼리스의 가격은 40만 원대로 생각보다 저렴하여 이것으로 결정한다. 바나나-말굽으로 구입하였다. 넓적한 직물로 된 + - 선이 간격을 유지한 특이한 모양의 케이블이었다. 그런데 바나나 단자가 부실해 보인다. 저렴한 등급이라 그렇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연결을 하여 보니 삽입하는 느낌이 정말로 좋았다. 마치 골드문트 RCA 인터케넥터의 느낌이 생각났다. 상표를 보니 그냥 MC라고만 적혀 있다. 그래서 찾아보니 Stäubli Electrical Connectors라는 1962년에 만들어진 스위스 커넥터 전문회사다. 하여튼 소리를 들어 보니 아크로텍보다 좋은 느낌이었고 한 달 간의 에이징을 거치자 놀라운 소리를 들려준다. 해상력이 좋으면서도 자연스런 음감의 느낌을 간직한 편안한 그런 소리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쓰던 WBT 은단자 아크로텍을 능가하는 것으로 일대일로 단자 비교는 하지 못했지만 느낌이 그랬다. MC라는 생소한 단자를 쓴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말굽은 상표가 없다. 물론 이것도 음질이 좋으니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었다.



 스피커가 바이 와이어링이라 아크로텍+보복스의 조합이 되었다. 이에 다시 아크로텍을 보복스로 바꾸게 된다. 이번에는 욕심을 내 위급인 텍스투라로 구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내 파워 앰프는 스피커 단자가 한 조라서 두 조의 스피커 케이블 단자는 서로 달라야 한다. 바나니와 말굽으로. 그래서 보칼리스는 바나나-말굽, 텍스투라는 바나나-바나나로 하게 된다. 그런데 텍스투라의 바나나 단자는 MC가 아니다. 그냥 아무런 표시가 없다. 위급인 텍스투라이나 더 좋은 것을 썼겠지 하고는 안심을 했다. 소리는 보칼리스 그 이상을 보여 주었고 저역에 텍스투라, 고역에 보칼리스를 연결하였다. 좋은 케이블을 고역 쪽에 물려줘야 할 것 같지만 좋은 케이블은 저역 쪽에 물려줘야 좋은 저역을 바탕으로 고역의 음감이 살아난다.



 이렇게 보복스 스피커 케이블로 바이 바이어링(보칼리스+텍스투라)을 하여 듣게 된다. 등급이 다른 것이지만 가격 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만족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원래 있던 아크로텍 WBT 은단자 케이블은 미련 없이 처분하였다. 단자가 아깝기는 했지만 WBT 고질병인 단자 플라스틱에 금이 가는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싼 가격에 처분하였다. 보복스 케이블 덕분에 나는 정말로 환상적인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었고 107/2도 이런 보복스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어 그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