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이야기

캘리포니아 오디오랩 델타 살리기 완결편

허당수 2021. 5. 27. 13:35

 지난 2020년 3월 캘리포니아 오디오랩의 트랜스포트 델타 살리기를 말한 바 있다. 드디어 이제 그 최종 완결 편을 이야기한다. 당시 델타가 픽업은 아직 살아 있어서 소리는 났지만 사실 음질이 예전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냥 듣기로 하고 계속 듣고 있었다. 물론 소리의 아쉬움은 전원부의 연결선과 단자의 배선을 모두 단결정 선재로 바꾸어 무마시켜 놓았다. 왜냐? 그냥 버릴 수 없는 음질적인 강점이 있으니. 그런데 그냥 예비 부품으로 가지고 있던 델타 고장품을 고치게 된 계기가 생기게 된다.

 서초동 전자센터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 남대문에서 유명한 수리업자가 이사를 온 것이다. 소문을 알고 있었지만 거리가 있어 그냥 알고만 있었다. 그런데 서초동으로 이사를 왔다고 하니 편하기 이용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 델타 픽업 얘기를 했더니 픽업이 신품이 있다고 해서 정상인 델타를 맡겨 보기로 한다. 새 픽업으로 교체했는데 복사 씨디를 읽지 못해 수리가 안 된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이번에는 고장난 델타를 다시 맡겨 본다. 픽업을 바꾸어 수리가 되었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찾아와 들어보려고 하니 바로 사망~ 헉, 예전 증상과 동일하다. 다시 맡긴다. 단순 접촉 불량이라고 한다. 며칠간 시험을 했으나 정상이라고 한다. 찾아와 들어본다. 몇 시간 만에 사망한다. 예전과 동일 증상. 이 기기에 장착된 메커니즘은 원래 내 델타에 있던 문제의 메커니즘이다. 내가 회생 불능 판정을 내린. 

 증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업자에게 보냈더니 자기가 시험했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제대로 고친 것이 아니다. 내가 고쳤을 때도 하루 정도 지나면 동일 증상으로 사망했던 것과 같은 경우다. 수리 업자는 기기가 또 이상하다는 내 말에는 답이 없다. 다시 고쳐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픽업만 챙기기로 하고 아무 말 없이 수리비 18만 원을 줘버렸다. 픽업 소리를 들어보니 정품이 맞는 것 같으니. 

 제대로 고쳤다고 하는 델타의 픽업을 적출하여 정상인 내 것에 이식하려고 기기를 열어 본다. 연결 선이 엉망이다. 접촉 불량이라고 마구 땝납으로 지져 놓았다. 무식하게도. 픽업을 적출하여 정상인 델타에 이식한다. 소리는 좋은데 복사 씨디를 읽지 못한다. 이상하다 지난번 업자가 새 픽업으로 교체했을 때도 복사 씨디를 읽지 못해 다시 원상 복귀한 적이 있었는데, 원래 픽업으로 원위치시켰는데도 복사 씨디를 읽지 못했다. 그때는 그냥 수명이 다 되어서 그렇겠지 했다. 하지만 내가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픽업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을 돌려놓은 것이었다. 마침 내가 예전에 표시를 해 둔 것이 있는데 틀어져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원래 위치로 조절을 하니 복사 씨디를 읽는다. 다시 원래 델타의 풍성하고 두툼한 소리가 재현된다. 드디어 다시 원상 복구가 된 것이다. 참 오랜 기간 기기와 지루한 씨름한 셈이다. 결국은 내가 고친 셈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 구형 메커니즘을 구해 이식하고 새 픽업으로 교체하여 완결된 것이다. 말하자면 수리업자의 수리는 그냥 새 픽업을 산 것과 다름없었다. 하여튼 소리가 엄청 좋으니 다 괜찮았다.

 생각해 보니 트랜스포트 델타는 1995년 산이니 무려 25년 간 사용한 셈이다. 그런데 고장이 났고 그 고장은 픽업이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라 메커니즘이 고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픽업을 직접 교체해 보니 너무 어렵다. 트레이 분해도 난해하고 특히 픽업을 교체하려면 구동 모터 2개를 기판에서 납땜을 분리해야 되는 고난도이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반영구적인 수명이라 픽업을 교체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고장이 난 2020년에도 픽업은 멀쩡했으니.

 자, 이제 수리업자 이야기다. 고장 난 메커니즘의 델타는 고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다만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아 마치 고친 것과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내게 준 것이다. 자신만만하게. 그런데 다시 고장, 하지만 인정은 하지 않고 핑계만.

 많은 수리 업자를 보아 왔다. 어떤 이는 기술은 좋으나 성격이 안드로메다이고, 어떤 이는 성격은 좋으나 기술이 미천하고.... 세상 일이 참 얄궂다. 이제는 수리 하기가 겁난다.

 

 사족 : 소리가 겁나 좋다. 진공관 컨터버가 주는 그 두툼한 아날로그적 소리는 결코 여타 기기에서는 들을 수 없다. 아큐나 럭스만 최상급에도 밀리지 않고 마크 39보다도 좋다. 덕분에 나는 씨디피가 세 대나 된다. 그리고 내부에서 전압을 변경할 수 있는데 3-4번을 연결하면 115볼트, 7-8번을 연결하면 220볼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