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보복스사에서 나온 엑셀수스(excelsus)란 전원케이블이 있다. 이전에는 텍스투라라는 최상급이 있었고 아래로 보칼리스, 이니티오도 있었지만 단종되었고 지금은 엑셀수스와 아래급인 소노루스 두 종류만 나오고 있다. 말하자만 텍스투라의 상급 신제품인 셈이다. 그리고 소노루스는 와트게이트 단자를 채용한 것인데 엑셀수스와는 가격 차이가 불과 14만 원밖에 나지 않아 엑셀수스를 선택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구형인 텍스투라도 좋은 케이블이었지만 새롭게 나온 엑셀수스는 더 나은 성능을 보여 준다. 텍스투라는 네오텍 단결정 금 단자를 채용하였는데 고역의 끝단이 다소 가늘었다. 하지만 엑셀수스는 후루텍 Fl-11 로듐 플러그와 Fl-15 로듐 IEC를 채용하여 이를 개선한다. 물론 선재도 바뀌었고. 이상한 것은 양쪽 단자의 등급이 맞지 않는데 IEC가 더 높은 등급이라 아마도 모양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하여튼 소리는 고역이 가다듬어진 텍스투라를 능가하는 뛰어난 것이다. 게다가 스위스제인데도 55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까지 갖춘 수준급의 케이블로 자리한다. 아크로링크(7N-PC4030)도 65만 원이며 단결정(OCC)으로 백만 원 이하는 엑셀수스가 유일하다.
후루텍에 FP-S55N이라는 구렁이급 선재가 있다. 위급인 DPS-4.1는 단결정 소재이지만 이것은 단순 OFC로 그 굵기가 1.8cm에 이른다. 이런 FP-S55N은 국내에서 Fl-50ncf 단자를 끼워서 판매되기 시작하였는데 한때 인기가 있었다. 그것은 실텍 루비힐2에 필적한다는 소문으로 꽤나 많이 판매되었다. 루비힐은 단자가 Fl-11로 마감된 제품인데 이런 실텍 이백만 원대보다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이런 FP-S55N를 구해 들어보았는데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엑셀수스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멍청하고 평범한 소리였다. 더군다나 FP-S55N는 굵기가 너무 굵어 단자 구멍에 연결할 때 따로 말굽핀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두 갈래로 나누어 납땜을 묻혀 연결하는 경우가 대분이었다. 물론 음질에 좋을 리가 없고 손실만 커질 뿐이다. 후루텍에서도 자체 로듐 단자를 권하지만 모르는 소리, 단자를 연결하여 소리가 더 좋아질 수는 없다. 직결이 최상이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FP-S55N의 소리를 더 정확히 알고자 따로 네오텍의 단결정 단자를 연결하여 보았다. 이 단자는 5.5mm까지 연결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AWG로는 6이었는데 FP-S55N는 AWG 10이었다. AWG는 숫자가 낮을 수록 굵다. 이렇게 네오텍 단결정으로 연결하였건만 고역이 다소 살아나는 정도였지 한계가 있었다. 내 결론은 아크로링크 7N-PC4030보다 떨어진다였고 오히려 같은 굵기의 DH Labs의 레드 웨이브가 더 좋았다. 그래서 후루텍은 지금까지도 많은 중고가 장터를 끊임없이 서성이고 있다.
그럼 백만 원대 이하에서 최고 성능을 보여 주는 엑셀수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선재는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아마도 단결정으로 추정된다. AWG 12 즉 직경 2.0mm의 단심선 두 가닥과 접지는 연선으로 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접지선이 단결정이 아닌 일반 OFC 연선으로 추정되는데 왜? 같은 단결정 단심선을 쓰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추정컨대 단심선 세 가닥이 되면 그 굵기가 굵어져 사용 시 너무 뻣뻣해져 접지를 연선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단심선 두 가닥이면 전체선은 딱딱하지만 사용에는 부드러워 전혀 부담이 없다. 하지만 세 가닥은 글쎄?
또한 접지 연선은 슬리브로 따로 처리를 해 놓았는데 물론 소리에는 좋지 않지만 작업 편리성은 아주 좋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텍스투라에 쓰던 네오텍 단결정을 포기하고 후루텍 그것도 중저가인 Fl-11을 왜 채용했을까? 물론 후루텍이 음질은 떨어진다. 아마도 두터운 음색 탓에 일부러 후루텍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나는 후루텍 하극상 단자인 Fl-48ncf 단자로 교체를 해 보기로 한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단심선 선재에 접지는 슬리브 처리를 해 놓았기 때문에 작업은 너무도 쉽다. 그냥 나사를 풀어 빼어낸 다음 그대로 새 단자에 끼워 나사만 조이면 그만이다. 보통 연선은 한 가닥도 놓치지 않으려고 구멍에 다 쑤셔넣으려고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편하다. 교체 후 음질을 들어보니 고역 해상도가 개선된다. Fl-11에서 Fl-48까지 올라갔으니 당연하다. 거기에다가 Fl-50을 능가하는 하극상 단자 48이니. 여기서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왜 예전에 쓰던 네오텍 단자를 포기했을까? 아마도 당시는 로듐 단자가 없어서? 후루텍은 로듐이니. 그래서 새로 나온 네오텍 로듐 카본 단자로 바꾸어 보기로 한다. 역시 작업은 너무 간단하다. 소리가 더욱 좋아진다. 대역폭이 넓어지고 특히 고역의 뻗침과 투명함이 가히 압권이다. 루비힐은 댈게 아니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루비마운틴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루비마운틴 단자(후루텍 염가형 Fl-11)보다 네오텍이 더 좋으니 전혀 꿀릴 것이 없다.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엑셀수스의 신품 가격은 55만 원 여기에 네오텍 단자 값은 30만 원이다. 그러면 85만 원. 그리고 원래 있던 단자를 빼서 중고로 처분하면 15만 원 정도 하니 70만 원인 셈이다. 하지만 소리는 70이 아닌 이백만 원대 이상이다. 전원케이블 중고가로 백만 원대 이하로는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다. 엑셀수스는 한 차원 높은 소리이지만 가격은 70이다. 아니 살 이유가 있을까? 더군다나 스위스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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